노꼬메 오리엔테이션 후기

오름후기 2007. 8. 9. 12:42 Posted by jejulife
  오늘 따라 모르는 분들이 많다. 뭐 가끔은 이 교육산행을 수료하신 분들이 동참 하시는 관계로 그러려니 했다. 근데 아니란다. 교육산행 2학기 수강생들이다. 어쩐지 오늘 산행이 노꼬메로 정해진 이유가 있었다. 2학기 교육산행팀의 오리엔테이션 쯤 되겠다. 다음 주(8월 12일)인 줄 알았는데 1주일 먼저 시작한 것이다.
  2학기 교육생 중에 학원 봉고를 가지고 오신 분이 계신다. 다 태울 수는 있지만, 여유롭게 가자고 하여 기존 교육생들은 전농로님의 차에 올랐다. 요즘 노꼬메는 새 단장에 한창이다. 워낙 인지도가 있는 오름이어서 주차장을 확보하고 오름길을 정리 하였다. 올라가서는 더 황당한 상황에 부딪힌다. 미처 하지 않았던 정상 부근의 보수를 시작한단다.
  하지만 어쩌랴, 마침 공사를 쉬고 있는 중이어서 정상까지 다녀오기로 한다. 이럴때가 오름 오르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난감한 상황이라고 느껴진다. 오름의 계곡보다 더 깊은 딜레마의 늪에 빠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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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에 오르고 다시 오르는 노꼬메는 사람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우선 오름이 미끈하게 잘 빠졌다.(이런 표현 써도 되나^^) 이름 그대로 하늘을 향해 턱하니 잘 솟아 있는 오름이다. 인기 있는 오름 중에는 언덕 처럼 낮은 오름도 많다. 나처럼 오름 사진 찍어서 홈피에는 올리는 걸 재미있어 하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지만 오름 오르는 낙에 사시는 분들에게는 심심한가 보다. 노꼬메는 다랑쉬와 더불어 '오르는 맛'이 있는 오름인 것이다.
  바람도 한 몫을 한다. 오름 봉우리가 서북쪽을 향하여 툭 튀어 나와 있는데 나무도 하나 없는 밋밋한 이곳 정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사람을 날려보낼 것 처럼 세차게 불어온다. 바람을 맞으며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오름 밑에서도 선명히 보이는데 노꼬메가 '높다'라는 이미지를 그리는데 도움을 준다.
  노꼬메를 오르는 입구에서 이 등반통제안내문이 서있는 소나무 밭(정상에서 부터 500m 정도)까지는 숲이 울창하다. 마치 한라산의 어리목 등반 코스를 오르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이 소나무 밭을 빠져 나가면 어리목 코스를 빠져 나온 것처럼 정상까지 500m는 나무가 없는 길인데, 타원형을 그리다가 낮은 각도의 길이 정상까지 곧게 나있는게 노꼬메가 멋부린 것처럼 세련되게 보인다. 반은 숲길 반은 초지의 길을 가지고 있는 노꼬메는 작은 한라산을 오르는 듯한 기분이 드는데, 심지어는 두개의 오름이 이어져 있는 듯한 착각 마저 들게 한다.
  노꼬메큰오름 뒤편으로는 원시림 지대가 노꼬메족은오름 부터 시작하여 한라산까지 드넓게 펼쳐져 있고 정상에서보이는 오름 앞편은 목장지대가 멀리 펼쳐져 있어 장쾌한 느낌으로 다가 온다. 이렇듯 노꼬메오름은 많은 오름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맛과 제주도 산의 특색을 한 곳에서 비교·대조해 보는 즐거움을 우리에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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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오름, 안돌오름 후기 편집본

오름후기 2007. 8. 6. 10:41 Posted by jejulife
  임시 산행임에도 5명의 많은 인원이 출석했다. 전농로님, 초록날개님과 강선생님, 누구 오빠의 친구 그리고 나까지. 강선생님은 예쁘게 차리고 온 옷 만큼이나 출발부터 주위사람들의 '눈총'을 사 급히 집에 갔다 온다. 짧은 팔에 짧은 바지를 입고 온 태가 땡볕에 풀이 많이 자란 여름 산행을 못해본 폼이 역력하다. 강선생님 옷갈아 입으러 간 사이 반가운 손님도 온단다. 지난번 여문영아리오름에서 만난 팀이 합류를 한다고 한다. 지난번 보다 1명이 늘어 6명인 이 산행팀은 갤로퍼 숏바디를 타고 다녀도 불편하지 않고 즐거운 표정이다. 민오름 간식 중에 갑자기 작명한 '월두'팀이란 이름을 부르기로 했다.
  월두팀장님이 인터넷에서 정성껏 조사해 온 자료를 바탕으로 목적지를 정하다 보니 출발부터가 산뜻하다. 동쪽오름 중에 송당에 위치한 민오름과 그 근처의 오름으로 압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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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깔끔한 출발과 달리 송당에서 부터 헤매기 시작한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서로를 의지하며 오다보니 맹심(명심)하지 못한게 우리 모두의 불찰이다. 송당 근처 조경나무 심는 밭에서 일하는 분께 물어 민오름 찾으니 왔던길로 돌아가 팽나무 있는 송당목장 입구로 들어 가라고 한다. 양쪽으로 키큰 삼다무가 아름다운 길 700여m를 걸어 들어온다. 길이 예쁜 만큼 모든 이들의 마음도 설레임이 엿보인다. 길을 걸으며 이런 저런 얘기가 도란 도란 들려온다. 사랑, 추억, 회상... 어떤 얘기를 해도 스토리가 어울릴것 같은 목가적인 길이다. 커다란 삼나무 조림길인 만큼 제주스러운 맛은 떨어지지만 여기서 영화를 찍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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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경험이 있는 초록날개와 강선생님의 기억을 더듬으며 민오름 입구로 들어선다. 민오름 입구에는 폐가가 된 이승만 대통령의 별장이 자리잡고 있다. 목장 안 구석진 곳에 별장을 지을려면 서울 근처 가까운 데 멋있는 곳이 얼마든지 있을텐데, 우리나라 최고의 피서지 제주에서 해안가가 아닌 곳에 대통령 별장을 지은 이유가 궁금하다. 석재료를 이용하여 지은 집이어서 오랜 세월에도 집으로서의 모양새는 그대로 갖추고 있다. 왠지 모르지만 잠금장치도 하지 않아서 오름 오르기 전에 문을 열어 보았다. 낡기는 했지만 돌을 타일처럼 근사하게 깔아놓은 응접실, 씽크대와 곤로로 보이는 물건도 있으며 낡은 침대와 수세식 변기, 심지어는 방 내부에 욕실까지 따로 깔려 있다. 한마디로 인테리어만 새로하면 지금 사용해도 손색이 없는 설계다. 이곳이 대통령 별장이었는지를 굳이 하나 뽑으라면 의자가 6개 달린 회의 탁자 뿐, 너무 오래된 세월 탓인지 지금 보기에는 규모가 작기 때문인지 큰 화려함을 느낄 순 없었다. 별장을 구경하고 나오는데 모든 사람들의 이구동성 하는 말이 그래도 대통령 별장 인데 이렇게 폐허처럼 놔두지 말고 역사적 관광지로 단장 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한마디씩 보탠다. 좋든 싫은 우리나라 대통령의 별장인지라 기념사진을 한장 찍고 오름을 오른다.


  소나무가 아주 많은 길을 올라간다. 심지어는 주위에서 보기 힘든 특이한 품종의 소나무도 눈에 띈다. 소나무 잎이 일반 소나무 보다 반 정도 크기다. 우거진 숲길을 올라 정상에 오르니 민오름도 분화구를 가진 낮은 초지여서 산행길이 가볍고 즐겁다. 오름 입구에서 우선 우측으로 방향을 잡은 우리는 분화구를 가로질러 좌측 정상에서 간식을 먹는다. 칡오름, 거슨세미, 큰돌이미(작은돌이미), 아부오름 등 주위에 다양한 오름들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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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오름

  월두팀장님의 바램대로 거슨세미를 가기로 한다. 민오름 가는 송당목장 입구 맞은편 길로 700여m 들어가면 오르는 길이 있다고 자료에 표기되어 있으나, 가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왕좌왕하며 찾은 입구가 안돌오름과 맞닿아 있는 쪽 입구인데 철문 입구로 들어가기 까지는 좋았으나 정상으로 가는 길은 찾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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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농로님이 오른적 있다던 안돌오름으로 방향을 급하게 돌린다. 시멘트로 된 둥그런 소먹이는 물이 사람이 사용해도 좋을 만큼 아주 맑다. 목장 앞 문을 지키는 하얀소는 이 더위에 뭐하러 여길 왔냐고, 움직임도 없이 소 닭보듯 우리를 쳐다본다. 우리 중에 닭띠인 사람이 있나보다. 그러나 저러나 갈길은 가야 하기에 소들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고 조심 조심 소 곁을 지나간다. 나무 그늘사이로 올랐던 민오름의 서늘함은 없고 정상까지 초지만 깔린 안돌오름을 오르자니 땡볕에 거친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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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돌오름 본화구 사이로 보이는 밧돌오름

  탁트인 정상은 언제 더웠냐는 듯 사방에서 세찬 바람이 불어온다. 이제 생각해보니 땡볕이 더운게 아니라 오름 때문에 바람이 막혀 더웠던 것이었다. 밧돌오름, 거슨세미, 골체오름안에 갖힌 형국이다. 그나마 어머니 품인 한라산이 팔을 벌리고 반기는게 안돌오름에게는 큰 위안처럼 보인다. 민오름과 안돌오름 사이에 낀 거슨세미를 오르지 못해 재미가 반감되긴 하지만 다음에 오를 기회가 있을거란 생각으로 위안을 삼는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민오름 분화구와 안돌오름 분화구는 비슷한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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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돌오름 분화구 너머로 보이는 거슨세미오름. 안돌오름과 거슨세미 사이로 시멘트 포장 도로가 있다.

  무슨 생각에서인지 월두팀장님과 다른 한분이 이번에도 분화구를 가로질러 내려온다. 길이 없어 덤불 우거진 사이로 내려오다 보니 선두에서 뒤쳐진다. 이 때약볕에 내려오며 힘이든 회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꼭 거슨세미를 오르고야 말겠다는 월두팀장님을 달래기로 한다. 소 풀뜯는 모습이 한가로이 보이는 오름 허리, 그늘 좋은 소나무가 있는 곳에 앉아 잠시 쉬어간다. 초록날개님의 얼린 삼다수가 부러웠나보다 목마른 전농로님의 좋은 표적이 되어 버렸다. 물 한모금 얻어 드시는 줄 알았는데 초록날개님 손에 쥐어진 건 얼음없이 달랑 빈병이다. 아무 생각 없겠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느 덧 두분은 티격태격이다. 차를 타기전 어떤 분이 옷에 진드기가 묻었다고 했는데 무슨 말인가 했다. 차를 타고 가는 길에 우연히 본 내 옷에도 작은 벌레 몇마리 붙어 있다. 우리를 위한 그늘인 줄 았았는데, 소들의 쉼터 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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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름 오르기전 전농로님의 더위를 달래주던 소먹이는 물이 이젠 내 순서가 되었다. 우리가 오름을 갔다 오는 동안 목장 소들의 불침번 순서는 아직도 안 변했나 보다. 목장을 들어설 때 경비를 보던 하얀 소가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안쓰러워 하는 우리의 생각을 알았는지, 우리가 산행을 끝내 보초 설 필요가 없어진걸 알았는지 고생 했다고 사진 한장 찍어주려는데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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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닭보듯 우리를 쳐다보며 안돌오름을 지키는 불침범 소

  '어디 냉우동 잘 하는데 없냐?'는 전농로님의 물음에 '우동은 모르겠고 냉면은 있다'고 대답해 드렸다. 도청사 근처에 정박사냉면으로 방향을 잡는다. 2세를 위하여 두문불출 하는 김성수님을 아내와 함께 초대 하려 했으나 못하고 김성수님과 더불어 시원한 냉면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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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오름, 안돌오름 후기

오름후기 2007. 8. 4. 23:25 Posted by jejulife
  임시 산행임에도 5명의 많은 인원이 출석했다. 전농로님, 초록날개님과 강선생님, 누구 오빠의 친구 그리고 나까지. 강선생님은 예쁘게 차리고 온 옷 만큼이나 출발부터 주위사람들의 '눈총'을 사 급히 집에 갔다 온다. 짧은 팔에 짧은 바지를 입고 온 태가 땡볕에 풀이 많이 자란 여름 산행을 못해본 폼이 역력하다. 강선생님 옷갈아 입으러 간 사이 반가운 손님도 온단다. 지난번 여문영아리오름에서 만난 팀이 합류를 한다고 한다. 지난번 보다 1명이 늘어 6명인 이 산행팀은 갤로퍼 숏바디를 타고 다녀도 불편하지 않고 즐거운 표정이다. 민오름 간식 중에 갑자기 작명한 '월두'팀이란 이름을 부르기로 했다.
  월두팀장님이 인터넷에서 정성껏 조사해 온 자료를 바탕으로 목적지를 정하다 보니 출발부터가 산뜻하다. 동쪽오름 중에 송당에 위치한 민오름과 그 근처의 오름으로 압축되었다.
  깔끔한 출발과 달리 송당에서 부터 헤매기 시작한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서로를 의지하며 오다보니 맹심(명심)하지 못한게 우리 모두의 불찰이다. 송당 근처 조경나무 심는 밭에서 일하는 분께 물어 민오름 찾으니 왔던길로 돌아가 팽나무 있는 송당목장 입구로 들어 가라고 한다. 양쪽으로 키큰 삼다무가 아름다운 길 700여m를 걸어 들어온다. 길이 예쁜 만큼 모든 이들의 마음도 설레임이 엿보인다. 길을 걸으며 이런 저런 얘기가 도란 도란 들려온다. 사랑, 추억, 회상... 어떤 얘기를 해도 스토리가 어울릴것 같은 목가적인 길이다. 커다란 삼나무 조림길인 만큼 제주스러운 맛은 떨어지지만 여기서 영화를 찍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산행경험이 있는 초록날개와 강선생님의 기억을 더듬으며 민오름 입구로 들어선다. 민오름 입구에는 폐가가 된 이승만 대통령의 별장이 자리잡고 있다. 목장 안 구석진 곳에 별장을 지을려면 서울 근처 가까운 데 멋있는 곳이 얼마든지 있을텐데, 우리나라 최고의 피서지 제주에서 해안가가 아닌 곳에 대통령 별장을 지은 이유가 궁금하다. 석재료를 이용하여 지은 집이어서 오랜 세월에도 집으로서의 모양새는 그대로 갖추고 있다. 왠지 모르지만 잠금장치도 하지 않아서 오름 오르기 전에 문을 열어 보았다. 낡기는 했지만 돌을 타일처럼 근사하게 깔아놓은 응접실, 씽크대와 곤로로 보이는 물건도 있으며 낡은 침대와 수세식 변기, 심지어는 방 내부에 욕실까지 따로 깔려 있다. 한마디로 인테리어만 새로하면 지금 사용해도 손색이 없는 설계다. 이곳이 대통령 별장이었는지를 굳이 하나 뽑으라면 의자가 6개 달린 회의 탁자 뿐, 너무 오래된 세월 탓인지 지금 보기에는 규모가 작기 때문인지 큰 화려함을 느낄 순 없었다. 별장을 구경하고 나오는데 모든 사람들의 이구동성 하는 말이 그래도 대통령 별장 인데 이렇게 폐허처럼 놔두지 말고 역사적 관광지로 단장 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한마디씩 보탠다. 좋든 싫은 우리나라 대통령의 별장인지라 기념사진을 한장 찍고 오름을 오른다.
  소나무가 아주 많은 길을 올라간다. 심지어는 주위에서 보기 힘든 특이한 품종의 소나무도 눈에 띈다. 소나무 잎이 일반 소나무 보다 반 정도 크기다. 우거진 숲길을 올라 정상에 오르니 민오름도 분화구를 가진 낮은 초지여서 산행길이 가볍고 즐겁다. 오름 입구에서 우선 우측으로 방향을 잡은 우리는 분화구를 가로질러 좌측 정상에서 간식을 먹는다. 칡오름, 거슨세미, 큰돌이미(작은돌이미), 아부오름 등 주위에 다양한 오름들이 펼쳐진다.
  월두팀장님의 바램대로 거슨세미를 가기로 한다. 민오름 가는 송당목장 입구 맞은편 길로 700여m 들어가면 오르는 길이 있다고 자료에 표기되어 있으나, 가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왕좌왕하며 찾은 입구가 안돌오름과 맞닿아 있는 쪽 입구인데 철문 입구로 들어가기 까지는 좋았으나 정상으로 가는 길은 찾을 수가 없다.
  전농로님이 오른적 있다던 안돌오름으로 방향을 급하게 돌린다. 시멘트로 된 둥그런 소먹이는 물이 사람이 사용해도 좋을 만큼 아주 맑다. 목장 앞 문을 지키는 하얀소는 이 더위에 뭐하러 여길 왔냐고, 움직임도 없이 소 닭보듯 우리를 쳐다본다. 우리 중에 닭띠인 사람이 있나보다. 그러나 저러나 갈길은 가야 하기에 소들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고 조심 조심 소 곁을 지나간다. 나무 그늘사이로 올랐던 민오름의 서늘함은 없고 정상까지 초지만 깔린 안돌오름을 오르자니 땡볕에 거친숨이 나온다.
  탁트인 정상은 언제 더웠냐는 듯 사방에서 세찬 바람이 불어온다. 이제 생각해보니 땡볕이 더운게 아니라 오름 때문에 바람이 막혀 더웠던 것이었다. 밧돌오름, 거슨세미, 골체오름안에 갖힌 형국이다. 그나마 어머니 품인 한라산이 팔을 벌리고 반기는게 안돌오름에게는 큰 위안처럼 보인다. 민오름과 안돌오름 사이에 낀 거슨세미를 오르지 못해 재미가 반감되긴 하지만 다음에 오를 기회가 있을거란 생각으로 위안을 삼는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민오름 분화구와 안돌오름 분화구는 비슷한 느낌이 있다.
  무슨 생각에서인지 월두팀장님과 다른 한분이 이번에도 분화구를 가로질러 내려온다. 길이 없어 덤불 우거진 사이로 내려오다 보니 선두에서 뒤쳐진다. 이 때약볕에 내려오며 힘이든 회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꼭 거슨세미를 오르고야 말겠다는 월두팀장님을 달래기로 한다. 소 풀뜯는 모습이 한가로이 보이는 오름 허리, 그늘 좋은 소나무가 있는 곳에 앉아 잠시 쉬어간다. 초록날개님의 얼린 삼다수가 부러웠나보다 목마른 전농로님의 좋은 표적이 되어 버렸다. 물 한모금 얻어 드시는 줄 알았는데 초록날개님 손에 쥐어진 건 얼음없이 달랑 빈병이다. 아무 생각 없겠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느 덧 두분은 티격태격이다. 차를 타기전 어떤 분이 옷에 진드기가 묻었다고 했는데 무슨 말인가 했다. 차를 타고 가는 길에 우연히 본 내 옷에도 작은 벌레 몇마리 붙어 있다. 우리를 위한 그늘인 줄 았았는데, 소들의 쉼터 였던 것이다.
  오름 오르기전 전농로님의 더위를 달래주던 소먹이는 물이 이젠 내 순서가 되었다. 우리가 오름을 갔다 오는 동안 목장 소들의 불침번 순서는 아직도 안 변했나 보다. 목장을 들어설 때 경비를 보던 하얀 소가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안쓰러워 하는 우리의 생각을 알았는지, 우리가 산행을 끝내 보초 설 필요가 없어진걸 알았는지 고생 했다고 사진 한장 찍어주려는데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어디 냉우동 잘 하는데 없냐?'는 전농로님의 물음에 '우동은 모르겠고 냉면은 있다'고 대답해 드렸다. 도청사 근처에 정박사냉면으로 방향을 잡는다. 2세를 위하여 두문불출 하는 김성수님을 아내와 함께 초대 하려 했으나 못하고 김성수님과 더불어 시원한 냉면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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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문영아리, 물영아리 후기 편집본

오름후기 2007. 8. 2. 14:51 Posted by jejulife
  날씨는 무척이나 좋다. 여느때나 다름없이 오늘도 전농로, 초록날개님과 단촐하게 출발한다. 모임장소에서부터 가는 도중 까지 목적지는 자주 바뀐다. 서로가 자기보담 다른 회원이 가보고 싶어하는 곳을 조금씩 양보했다고나 할까, 사람이 많지도 않은데 중구난방이다.
  길섶나그네 식당 옆으로 오름이 있다고 하여 가보기로는 했지만, 올때 가기로 하여 선흘쪽으로 넘어간다. 예전 들렸던 짐작에 선흘도 넘고, 우측 교래리 쪽으로 방향을 트니 남조로 교래 사거리다. 결국엔 대록산을 한번 가보자며 신나게 달려 도착한 곳이 여문영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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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문영아리 입구 목장 앞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시는 분들이 있어 부랴부랴 따라 들어가니 이 분들도 초행이시란다. 막막하긴 하나 길을 찾을 수 있을거란 생각으로 오름을 향해 가는데 마침 우리 뒤에 또 한팀이 따라서 들어오니 마음이 놓인다. 사진을 찍다보니 길이 좁혀진다.  모르는 분들이지만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이 오름은 자주 오시냐고 물어보니 들려오는 대답이 적이 당황스럽다. "여러 사람들이 들어와가난 우리도 쫓아와 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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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님께 전화하는 전농로님과 이를 심각하게 지켜보는 초록날개님^^
아래사진에 보이는 산행로 입구는 전농로님 뒤쪽으로 보이는 나무가 우거진 계곡 앞

  어찌 어찌 산행길을 찾을 수 있을거란 짐작은 멀리 달아나고 이번엔 오름 앞에서 서로 우왕좌왕이다. 하지만 이때 난국을 타개하는 멋진이가 있었으니 아니나 다를까 전농로님이다. 재빠르게 보라매님께 전화 몇마디 하고 실마리를 찾으니 멀리서 보아도 뚜렷하게 보이는 여문영아리 계곡 쪽에 길이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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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문영아리도 송당리 성불오름 처럼 주위 식생과 뚜렷이 다른 계곡을 가지고 있는데 이 계곡 근처로 정상에 오른다. 오르는 길이 힘들지는 않지만, 사람키만한 나무와 가시덤불이 우거져 짧은 옷차림으로 오르기에는 불편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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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문영아리 뒤편으로 보이는 비행장 활주로

  정상은 두개의 봉우리로 나누어져 있으며 남조로 길가 봉우리가 탁 트인 반면, 반대편 봉우리는 나무가 우거져 있다. 이 근처 오름들의 공통점이겠지만 뒤쪽으로는 대한항공의 정성비행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다시 살펴보자면 여문영아리 바로 남쪽으로 물영아리가 위치해 있으니 비행장과 물영아리와의 거리 또한 멀지 않을 것이다. 물이 있는 물영아리 정상은 숲이 우거져 주위를 둘러볼 수 없으나, 이곳 여문영아리에서는 '물'이 없는 대신 '조망'이 있다고나 할까, 그 '조망'이 그리 즐겁지 만은 않다. 남조로 쪽으로 골프장이요. 뒤쪽으로 비행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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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문영아리 앞쪽으로 보이는 남조로와 골프장, 사진 좌측 끝자락이 물영아리다.

  언제나 그렇지만 전농로님의 발넓음은 끝이 없는것 같다. 정상에 오른 세팀이 티타임을 갖는 와중에 인사를 하는데 역시나 또 아는 사람이다. 오름 오르기 전부터 먼저 오신 두 분이 제주산업정보대학 전기과 교수님 내외분이라고 반가운 인사를 하시던데, 우리 뒤에 오셨던 분들과 '족보'를 따져보시더니 알만한 분들이라 서로 웃음 지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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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장이 보이는 봉우리를 오르는 산행 팀

  여문영아리오름을 내려온 우리는 물영아리를 향했다. 초록날개님이 가보지를 못했단다. 물영아리 입구에 생각지도 못한 반가운 분이 서 계신다. 현원학 선생님(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이 오름 입구에 서계시는 것이다. 물영아리 오름 코스가 새롭게 단장하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봉사하고 계신단다. 또 한사람 반가운 얼굴 '등나무'님도 보인다. 무거운 사진 장비를 가지고 내려오다 우리를 보고는 같이 정상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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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친구야! 등나무님

  최근 단장을 끝낸 물영아리는 정상 습지를 보호하기 위하여 입구부터 정상까지 나무를 이용한 계단과 전망대를 설치했다. 개인적으로 오름 오를때는 계단이 흙이나 초지를 밟을 때보단 힘들다는 느낌이 들지만, 환경 보호와 노약자를 위한 쾌적한 산행을 위해서는 참 좋은 시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봄에 올라왔을때와는 달리 장마 후라 수량도 풍부해 졌지만, 파릇 파릇 돋아난 습지식물들의 새파란 모습이 눈을 시리게 한다. 더불어 고추잠자리의 10분의 1크기나 될 만한 실잠자리들이 수생식물 사이로 수없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 보자면 마치 그림 위를 잠자리들만 살아서 날아다니는 것처럼 아름답다. 현선생님께서 얘기 하시기를 물먹으러 온 노루도 보였다고 하고, 우리가 올랐을 때는 물뱀을 보았다는 분들도 계신다. 건강한 생태계를 가졌다는 증거다.
  돌아오는 길에 '산내들내'란 식당에 들렸다. 전농로님이 식사를 하고 가신단다. 초록날개님과 나는 오름에서 간식이 소화되지 않아 먹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그냥가면 섭섭할것 같다. 이 여름 땀 뻘뻘 흘리고 나서 먹는 '팥빙수'라면 충분히 섭섭함에 대한 보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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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문영아리, 물영아리 후기

오름후기 2007. 7. 28. 23:57 Posted by jejulife
  날씨는 무척이나 좋다. 여느때나 다름없이 오늘도 전농로, 초록날개님과 단촐하게 출발한다. 모임장소에서부터 가는 도중 까지 목적지는 자주 바뀐다. 서로가 자기보담 다른 회원이 가보고 싶어하는 곳을 조금씩 양보했다고나 할까, 사람이 많지도 않은데 중구난방이다.
  길섶나그네 식당 옆으로 오름이 있다고 하여 가보기로는 했지만, 올때 가기로 하여 선흘쪽으로 넘어간다. 예전 들렸던 짐작에 선흘도 넘고, 우측 교래리 쪽으로 방향을 트니 남조로 교래 사거리다. 결국엔 대록산을 한번 가보자며 신나게 달려 도착한 곳이 여문영아리다.
  여문영아리 입구 목장 앞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시는 분들이 있어 부랴부랴 따라 들어가니 이 분들도 초행이시란다. 막막하긴 하나 길을 찾을 수 있을거란 생각으로 오름을 향해 가는데 마침 우리 뒤에 또 한팀이 따라서 들어오니 마음이 놓인다. 사진을 찍다보니 길이 좁혀진다.  모르는 분들이지만 아쉬운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이 오름은 자주 오시냐고 물어보니 들려오는 대답이 적이 당황스럽다. "여러 사람들이 들어와가난 우리도 쫓아와 봠수다"
  어찌 어찌 산행길을 찾을 수 있을거란 짐작은 멀리 달아나고 이번엔 오름 앞에서 서로 우왕좌왕이다. 하지만 이때 난국을 타개하는 멋진이가 있었으니 아니나 다를까 전농로님이다. 재빠르게 보라매님께 전화 몇마디 하고 실마리를 찾으니 멀리서 보아도 뚜렷하게 보이는 여문영아리 계곡 쪽에 길이 있단다.
  여문영아리도 송당리 성불오름 처럼 주위 식생과 뚜렷이 다른 계곡을 가지고 있는데 이 계곡 근처로 정상에 오른다. 오르는 길이 힘들지는 않지만, 사람키만한 나무와 가시덤불이 우거져 짧은 옷차림으로 오르기에는 불편함이 있다.
  정상은 두개의 봉우리로 나누어져 있으며 남조로 길가 봉우리가 탁 트인 반면, 반대편 봉우리는 나무가 우거져 있다. 이 근처 오름들의 공통점이겠지만 뒤쪽으로는 대한항공의 정성비행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다시 살펴보자면 여문영아리 바로 남쪽으로 물영아리가 위치해 있으니 비행장과 물영아리와의 거리 또한 멀지 않을 것이다. 물이 있는 물영아리 정상은 숲이 우거져 주위를 둘러볼 수 없으나, 이곳 여문영아리에서는 '물'이 없는 대신 '조망'이 있다고나 할까, 그 '조망'이 그리 즐겁지 만은 않다. 남조로 쪽으로 골프장이요. 뒤쪽으로 비행장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전농로님의 발넓음은 끝이 없는것 같다. 정상에 오른 세팀이 티타임을 갖는 와중에 인사를 하는데 역시나 또 아는 사람이다. 오름 오르기 전부터 먼저 오신 두 분이 제주산업정보대학 전기과 교수님 내외분이라고 반가운 인사를 하시던데, 우리 뒤에 오셨던 분들과 '족보'를 따져보시더니 알만한 분들이라 서로 웃음 지으신다.
  여문영아리오름을 내려온 우리는 물영아리를 향했다. 초록날개님이 가보지를 못했단다. 물영아리 입구에 생각지도 못한 반가운 분이 서 계신다. 현원학 선생님(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이 오름 입구에 서계시는 것이다. 물영아리 오름 코스가 새롭게 단장하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봉사하고 계신단다. 또 한사람 반가운 얼굴 '등나무'님도 보인다. 무거운 사진 장비를 가지고 내려오다 우리를 보고는 같이 정상을 오른다.
  최근 단장을 끝낸 물영아리는 정상 습지를 보호하기 위하여 입구부터 정상까지 나무를 이용한 계단과 전망대를 설치했다. 개인적으로 오름 오를때는 계단이 흙이나 초지를 밟을 때보단 힘들다는 느낌이 들지만, 환경 보호와 노약자를 위한 쾌적한 산행을 위해서는 참 좋은 시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봄에 올라왔을때와는 달리 장마 후라 수량도 풍부해 졌지만, 파릇 파릇 돋아난 습지식물들의 새파란 모습이 눈을 시리게 한다. 더불어 고추잠자리의 10분의 1크기나 될 만한 실잠자리들이 수생식물 사이로 수없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 보자면 마치 그림 위를 잠자리들만 살아서 날아다니는 것처럼 아름답다. 현선생님께서 얘기 하시기를 물먹으러 온 노루도 보였다고 하고, 우리가 올랐을 때는 물뱀을 보았다는 분들도 계신다. 건강한 생태계를 가졌다는 증거다.
  돌아오는 길에 '산내들내'란 식당에 들렸다. 전농로님이 식사를 하고 가신단다. 초록날개님과 나는 오름에서 간식이 소화되지 않아 먹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그냥가면 섭섭할것 같다. 이 여름 땀 뻘뻘 흘리고 나서 먹는 '팥빙수'라면 충분히 섭섭함에 대한 보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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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메오름] 후기 편집본

오름후기 2007. 7. 19. 16:41 Posted by jejulife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더니 내가 요즘 나름대로 열심히 오름 가는 것을 어찌알고 하늘이 장마철인데도 불구하고 일요일 마다 좋은 날씨를 주신다.
  저번 주 동부교육산행에 이어 이번주도 서부교육산행으로 선생님(현원학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께서 유종의 미를 거두시려는가 보다. 오늘은 바리메와 금산공원 그리고 가까운 문화유산을 돌아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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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까지 우리를 도와준다며 거칠것이 없던 자만이 순간 긴장감으로 바뀐다. 바리메를 향해 룰루랄라 잘나가던 우리차에 이상이 생긴것이다. 나름대로의 순발력을 발휘하여 차를 바꿔타고 헐떡이며 도착한 바리메는 벌써 오름을 내려온 산행 팀으로 북쩍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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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꼬메오름

  무엇보다 바리메오름이 서부 목축의 근거지임을 강조하시는 선생님은 제주의 원시림이 끊기는 생태학적 경계로서의 바리메의 다양한 가치를 집어 주시기를 잊지 않는다. 노꼬메오름과 더불어 지명도가 있는 바리메오름을 나는 올라본적이 없어 자못 기대가 된다. 높고 거칠어 장쾌한 모습의 노꼬메오름과 달리 바리메 오름은 그릇이 엎어져 있는 모습으로 작지 않은 산세에도 불구하고 노꼬메오름에 비하여 소박한 모습이다. 숲이 우거져 있는 바리메오름은 장마의 습한 기운 때문에 꾀나 미끄러웠다. 오르는 동안은 그나마 괜찮은데 내려오는 동안 여러번 넘어질 뻔한 나를 나무가 손을 뻗어 잡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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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름비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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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맨 앞에서부터 새별오름, 이달봉 우측 맨뒤 금오름, 좌측에 정물오름, 당오름, 도너리

  누가 장마철이라 하겠는가, 땀을 흘리며 숲을 빠져나와 정상에 다다른 우리를 반기는 것은 파란 여름 하늘과 드넓게 펼쳐진 '어름비' 들판 그리고 한라산이었다. 장마에 이 정도의 시계는 여가를 즐기는 이들에겐 최고의 선물이 아닌가 싶다. 듬직한 친구로서 이웃해서 우리를 반기는 노꼬메오름, 거침과 규모면에서 바리메에 못지 않지만 봉우리가 주저앉아 키 작다고 둘째가 되어버린 족은 바리메, 깨어나 보니 스타가 되어버린 새별오름, 이달봉, 정물오름, 당오름 그리고 언젠가 나를 반겨줄 바리메의 친구 오름들, 멀리 산방산과 수월봉까지 눈앞에 고스란히 담긴다.
  어디 그 뿐이랴 '원형분화구'인 바리메 오름 또한 나를 놀래킨다. 둥그런 분화구를 고스란히 잘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원형분화구 녀석들은 언제나 놀라움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다랑쉬오름을 비롯하여 금오름, 백약이 등 밑에서 보면 꼭대기가 뾰족한 한낫 봉우리처럼 보이는 오름이 정상을 오른 이들에게 만은 환하게 웃는 동그란 '분화구' 모습을 맘껏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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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원학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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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선생님은 오늘도 '해설'을 해주신다. 안개나 비가 왔으면 다못할 이 좋은 얘기들이 선명한 날씨의 응원에 힘입어 성공적인 프리젠테이션으로 변한다. 오름 동서남북 모두가 입체 스크린이요. 선생님의 손가락 하나 하나가 레이저빔이다. 최영 장군, 몽고, 비양도, 어름비, 추사 김정희, 대정, 범섬, 4.3 또한 밤을 세워 얘기해도 다 못할 그 전설과 주인공들에게 무대를 제공한 오름, 아! 제주의 오름, 민중과 함께 전설을 만들어 온 오름은 어느덧 스스로가 '전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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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뒤쪽으로 우뚝 솟은 산방산

  밤을 세워 얘기해도 끝이없을 이 전설의 풍요로움 앞에 30여분의 시간이 어찌 모자라지 않겠는가. 이 위대한 전설 앞에 우리의 숙연함과 겸손함도 공부라 생각 하시는지 남은 이야기를 다음 기회로 미루고 마저 못둘러본 봉우리를 돌아보자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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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하나의 송수신탑인 줄 알고 올라간 정상은 나의 '유식함'을 짓밟고 태양열발전무인감시카메라의 단순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사람이 지키는 다른 오름과 달리 기계가 바리메와 이웃을 보살피는 것이다. 우리 삶이 힘들어 삶을 살아가는 사이, 우리와 푸르름도 '기계'가 돌보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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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은바리메(사진 왼쪽으로 노꼬메가 있다) 와 한라산

  오른쪽 방향에서 오름을 올라 잠시 쉬어가는 정상이 오름 하나 안보이는 사람사는 '어름비' 너른 들판을 보여준다면, 카메라가 있는 이곳 왼쪽 정상은 한라산, 노꼬메, 족은바리메와 친구 오름들로 이어지는 원시림과 푸르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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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습기에 미끄러져 넘어질 듯 하며 바리메를 내려와 한 숨 돌리는가 싶더니, 다그치는 선생님의 재촉에 못이겨 잘못 들어온 입구에서부터 나무 줄기를 헤치며 겨우 찾아온 곳이 '홍골물'이란다. 지금은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아 잊혀져 가고 있지만, 홍골물은 이곳 바리메 일대가 목축의 중심지가 되는데 큰 기여를 했단다. 나고 자라 어릴적부터 이곳을 무대로 전쟁놀이를 주름잡던, 변팀장님의 실망한 모습에 연이어 모든 회원들의 실망감은 현선생님의 재촉하는 모습과 겹치며 웃음짓게 한다. 이곳 주인이 전설의 홍골물을 시멘트로 메우며 물길을 돌려 버렸기 때문이다. 물이 막히거나 썩은게 아니어서 사용할 수 는 있지만, 팔을 뻗어 아등 바등 거려야 손에 잡히기 때문이다. 무릅꿇고 겨우 물맛은 보게 하는 것은 이곳을 지키는 신에 대한 예의를 위해서일까, 물맛의 시원함 보다 여기 저기 보이는 무속인들의 흔적은 무릅꿇어 물을 뜨게 하는 짜증남에 대한 충분한 이유가 됐다. 종교에 대한 민감함 때문인지 무속에 대한 말문을 여시는 선생님은 풍수지리적인 '기'의 충만함, 행정적 철거 이전 이곳을 무대로 한 무속신앙인들의 과거 상황에 대한 설명을 조심스럽게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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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잘못들어 어렵게 찾아온 만큼 돌아섬이 어려웠던 교육산행팀은 홍골물에 막바지의 아쉬움을 남기고 너른 목초지를 지나 바리메오름 교육산행의 다음 목적지인 금산공원으로 향한다. 목초지를 걸으며 바리메을 바라본다. 오늘 우리는 바리메 산행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었는지 생각해본다. 오름 정상 선생님의 해설 중에도 하신 말씀이지만, 우리가 간직해야 할것이 오름에서의 즐거움, 홍골물의 상쾌함 만은 아닐것이다. 이 오름을 근거지로 살아왔던 선조들의 역사와 전설 이 모두가 어우러져 목축의 근거지로 자리메김한 바리메오름의 존재 이유를 빛나게 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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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공원 이후는 산행이 아닌만큼 후기에 잇지 않습니다.(실은 글쓰는게 힘들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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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메오름] 후기

오름후기 2007. 7. 16. 10:42 Posted by jejulife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더니 내가 요즘 나름대로 열심히 오름 가는 것을 어찌알고 하늘이 장마철인데도 불구하고 일요일 마다 좋은 날씨를 주신다.
  저번 주 동부교육산행에 이어 이번주도 서부교육산행으로 선생님(현원학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께서 유종의 미를 거두시려는가 보다. 오늘은 바리메와 금산공원 그리고 가까운 문화유산을 돌아본단다.
  날씨까지 우리를 도와준다며 거칠것이 없던 자만이 순간 긴장감으로 바뀐다. 바리메를 향해 룰루랄라 잘나가던 우리차에 이상이 생긴것이다. 나름대로의 순발력을 발휘하여 차를 바꿔타고 헐떡이며 도착한 바리메는 벌써 오름을 내려온 산행 팀으로 북쩍였다.
  무엇보다 바리메오름이 서부 목축의 근거지임을 강조하시는 선생님은 제주의 원시림이 끊기는 생태학적 경계로서의 바리메의 다양한 가치를 집어 주시기를 잊지 않는다. 노꼬메오름과 더불어 지명도가 있는 바리메오름을 나는 올라본적이 없어 자못 기대가 된다. 높고 거칠어 장쾌한 모습의 노꼬메오름과 달리 바리메 오름은 그릇이 엎어져 있는 모습으로 작지 않은 산세에도 불구하고 노꼬메오름에 비하여 소박한 모습이다. 숲이 우거져 있는 바리메오름은 장마의 습한 기운 때문에 꾀나 미끄러웠다. 오르는 동안은 그나마 괜찮은데 내려오는 동안 여러번 넘어질 뻔한 나를 나무가 손을 뻗어 잡아준다.
  누가 장마철이라 하겠는가, 땀을 흘리며 숲을 빠져나와 정상에 다다른 우리를 반기는 것은 파란 여름 하늘과 드넓게 펼쳐진 '어름비' 들판 그리고 한라산이었다. 장마에 이 정도의 시계는 여가를 즐기는 이들에겐 최고의 선물이 아닌가 싶다. 듬직한 친구로서 이웃해서 우리를 반기는 노꼬메오름, 거침과 규모면에서 바리메에 못지 않지만 봉우리가 주저앉아 키 작다고 둘째가 되어버린 족은 바리메, 깨어나 보니 스타가 되어버린 새별오름, 이달봉, 정물오름, 당오름 그리고 언젠가 나를 반겨줄 바리메의 친구 오름들, 멀리 산방산과 수월봉까지 눈앞에 고스란히 담긴다.
  어디 그 뿐이랴 '원형분화구'인 바리메 오름 또한 나를 놀래킨다. 둥그런 분화구를 고스란히 잘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원형분화구 녀석들은 언제나 놀라움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다랑쉬오름을 비롯하여 금오름, 백약이 등 밑에서 보면 꼭대기가 뾰족한 한낫 봉우리처럼 보이는 오름이 정상을 오른 이들에게 만은 환하게 웃는 동그란 '분화구' 모습을 맘껏 보여준다.
  우리 선생님은 오늘도 '해설'을 해주신다. 안개나 비가 왔으면 다못할 이 좋은 얘기들이 선명한 날씨의 응원에 힘입어 성공적인 프리젠테이션으로 변한다. 오름 동서남북 모두가 입체 스크린이요. 선생님의 손가락 하나 하나가 레이저빔이다. 최영 장군, 몽고, 비양도, 어름비, 추사 김정희, 대정, 범섬, 4.3 또한 밤을 세워 얘기해도 다 못할 그 전설과 주인공들에게 무대를 제공한 오름, 아! 제주의 오름, 민중과 함께 전설을 만들어 온 오름은 어느덧 스스로가 '전설'이 된다.
  밤을 세워 얘기해도 끝이없을 이 전설의 풍요로움 앞에 30여분의 시간이 어찌 모자라지 않겠는가. 이 위대한 전설 앞에 우리의 숙연함과 겸손함도 공부라 생각 하시는지 남은 이야기를 다음 기회로 미루고 마저 못둘러본 봉우리를 돌아보자 하신다.
  그냥 하나의 송수신탑인 줄 알고 올라간 정상은 나의 '유식함'을 짓밟고 태양열발전무인감시카메라의 단순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사람이 지키는 다른 오름과 달리 기계가 바리메와 이웃을 보살피는 것이다. 우리 삶이 힘들어 삶을 살아가는 사이, 우리와 푸르름도 '기계'가 돌보기 시작한 것이다.
  오른쪽 방향에서 오름을 올라 잠시 쉬어가는 정상이 오름 하나 안보이는 사람사는 '어름비' 너른 들판을 보여준다면, 카메라가 있는 이곳 왼쪽 정상은 한라산, 노꼬메, 족은바리메와 친구 오름들로 이어지는 원시림과 푸르름을 보여준다.
  습기에 미끄러져 넘어질 듯 하며 바리메를 내려와 한 숨 돌리는가 싶더니, 다그치는 선생님의 재촉에 못이겨 잘못 들어온 입구에서부터 나무 줄기를 헤치며 겨우 찾아온 곳이 '홍골물'이란다. 지금은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아 잊혀져 가고 있지만, 홍골물은 이곳 바리메 일대가 목축의 중심지가 되는데 큰 기여를 했단다. 나고 자라 어릴적부터 이곳을 무대로 전쟁놀이를 주름잡던, 변팀장님의 실망한 모습에 연이어 모든 회원들의 실망감은 현선생님의 재촉하는 모습과 겹치며 웃음짓게 한다. 이곳 주인이 전설의 홍골물을 시멘트로 메우며 물길을 돌려 버렸기 때문이다. 물이 막히거나 썩은게 아니어서 사용할 수 는 있지만, 팔을 뻗어 아등 바등 거려야 손에 잡히기 때문이다. 무릅꿇고 겨우 물맛은 보게 하는 것은 이곳을 지키는 신에 대한 예의를 위해서일까, 물맛의 시원함 보다 여기 저기 보이는 무속인들의 흔적은 무릅꿇어 물을 뜨게 하는 짜증남에 대한 충분한 이유가 됐다. 종교에 대한 민감함 때문인지 무속에 대한 말문을 여시는 선생님은 풍수지리적인 '기'의 충만함, 행정적 철거 이전 이곳을 무대로 한 무속신앙인들의 과거 상황에 대한 설명을 조심스럽게 하신다.
  길을 잘못들어 어렵게 찾아온 만큼 돌아섬이 어려웠던 교육산행팀은 홍골물에 막바지의 아쉬움을 남기고 너른 목초지를 지나 바리메오름 교육산행의 다음 목적지인 금산공원으로 향한다. 목초지를 걸으며 바리메을 바라본다. 오늘 우리는 바리메 산행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었는지 생각해본다. 오름 정상 선생님의 해설 중에도 하신 말씀이지만, 우리가 간직해야 할것이 오름에서의 즐거움, 홍골물의 상쾌함 만은 아닐것이다. 이 오름을 근거지로 살아왔던 선조들의 역사와 전설 이 모두가 어우러져 목축의 근거지로 자리메김한 바리메오름의 존재 이유를 빛나게 해 주는 것이다.

금산공원 이후는 산행이 아닌만큼 후기에 잇지 않습니다.(실은 글쓰는게 힘들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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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그렇듯이, 우당도서관에서 자판기 커피 한 잔 뽑아들고 교육회관으로 향했다. 이제는 나도 이력이 좀 붙었나 보다, 웬만하면 오름 갔다 와야지란 생각을 가끔씩 한다.
  차 한잔 마시면서 기다리기를 약속했던 8시 30분이 지났다.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다. 장마기간인 요즘은 사람들이 나오지 않아도 이해가 간다. 어제 다음 카페에는 전농로님이 '비가 와도 가봅시다'라고 분명 적었는데..., 조금만 더 기다리다가 도서관에 가서 책이나 좀 봐야겠다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스포티지에 전농로님 모습이 보인다.
  서로가 눈치 보면서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얘기하기를 10여분, 전농로님 아신다는 우진제비오름을 가기로 하였다.(산행 중에 '너무 좋다'는 표현을 하시는 전농로님에게 "아까는 왜 그냥 집에 가자고 했느냐?"고 묻자 하시는 말씀 회원들이 많이 나오지 않아서 내게 미안했다나 어쨌다나???^^)
  요즘 최고의 인기인 '재테크'에 대한 얘기로 꽃을 피우면서 출발하여, 처음 도착한 오름은 세미오름이었다. 내가 자주 다니는 길가에 보이는 오름이라, 언제 한번 올라가 봐야지 했던게 이렇게 우연찮은 기회에 오르게 됐다. 요즘 번영로 확장 공사한다고 달라진 길을, 길 모르는 두 사람이 찬찬히 가자니 뒤에 따라오는 자동차가 답답하였는지 경적을 울리면서 추월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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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미오름 입구로 들어서려는데, 나이 지긋하신 남여2쌍 4분이서 산행이 좋았는지 흐뭇한 표정으로 나오신다. 서로의 단체 사진을 찍어 주고 세미오름을 올랐다. 무난한 코스에 말굽형 화구인 이 오름은 정상에 길을 따라서 가다보면 마치 두개의 봉우리를 오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아담하고 작은 오름이다. 오름 아래로 마을 모습이 보인다. 내려오고 나서 자료를 찾다보니 '아차!' '샘'이 있어 '세미오름'이란다. 다음 오를 때 이 샘을 찾아 봐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제주 오름 중에 특이한 이름이 어디 이 오름 뿐이랴 만은, 아니나 다를까 자료에도 이 오름이 왜 우진제비(우전제비) 오름인지는 모르겠단다. 이 오름의 옛 표기에 '우진접'이 있던데,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우진'이라는 곳 또는 것에 가까이 '접'해 있다고 해서 '우진에 접한 오름'이 아닐까 하고 감히 나 혼자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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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름 입구에서 차가 밭 입구에 빠졌는데, 역시 리더다! "내 차가 4륜구동이니 '제주시티' 차를 놔두고 내 차로 가자" 하던 김과장님 선견지명 덕분에 난감함을 뒤로 하고 오름을 오른다. 선흘 마을 분들이 고맙게도 오름 입구에 잡풀을 깔끔하게 청소해 놓아서 산행이 한결 즐거웠다. 하지만 거기까지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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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굽형 오름 가운데 '샘'이 있는데, 거기까지만 청소가 되어 있던 것이다. 가볍게 올랐던 세미오름에 대한 환상은 깨어지고, 흥얼거리던 모습은 간 데 없다. 후에 내려오면서 보니 '샘'을(여름에 오를 때는 샘이 있는 좌측으로 오를 것을 권장 합니다.) 뒤로 하고 우측으로 올랐던게 화근이었다. 가시덤불 길을 헤치며 가는데 장마철인데다 '샘'을 간직한 오름답게 무척이나 습하다. 겨우 겨우 올라오니 드디어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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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올라왔다고 '폼' 잡으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부린다. 커피와 함께 정상 기념으로 사진 한장 찍어보니 커피 광고가 따로 없다. 차 한잔 하고 내려 오는데, 두 사람만 오른 오름은 언제나 그렇듯이 서두르지 않아도 시간이 절약된다.
  정상에서의 거드름이 지나쳤나 보다. 올라오는 길에 비해 내려가는 길이 너무 편안하다는 말을 오름신이 들었는지 우리에게 작은 시련을 하나씩 주신다. 디카 조심하느라고 엉덩이로 넘어지니, 영락없이 우스꽝스러운 엉덩방아가 내 몫이다. 아슬아슬 하게 넘어질 듯 하면서도 잘 내려오셨던 김과장님이 그것 보라는 듯이 웃는데, 샘 앞에서 과장님은 넘어져서 땅에다 절을 하고 마셨다. 이 오름 있는 선흘리에 김과장님 다니는 '절'이 있어서 다니다 보니, 언젠가 우진제비 오름도 오르게 되셨다고 말 하셨는데, 이렇든 저렇든 간에 김과장님은 이 곳 선흘리에서 '절' 한번 잘 하고 오름을 내려오셨다.
  오름을 뒤로 하고 나오는 길, 또 한번 아차 싶다. 우진제비오름 표지석을 찍는다는 게 지나쳐 온 것이다. 오름 오를 때 하는 후회 중 대표적 하나가 '내려올 때 찍어야지' 하는 사진이 정리 할 때 보면 없다는 거다. 마침 보이는 함덕초등학교 선인분교장에서 아쉬움이 담긴 마지막 포즈를 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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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을 끝내고 집으로 오는 길에 김과장님이 점심이나 먹고 가자고 들린 찻집 겸 식당 이름이 '길섭나그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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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섭나그네 064-782-5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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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미오름이 위치한 이 곳 식당 자리는 원래 예전부터도 원(院)이 있어서 이 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아주 요긴한 쉼터 였단다. 김과장님의 설명을 듣고 보니 제주시에서 성읍을 오가는 길 사이 중간 쯤에 원이 자리잡고 있었던게 충분히 이해가 간다. 아주머니 손맛이 일품이겠지만, '시장이 반찬인가?' 생각하며 먹는 녹차들깨수제비가 꿀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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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오는 차안에서 김과장님이 "아까 집에 그냥 갔으면, 아마도 목 돌리기 체조 하고 있었을 것"이란 말을 듣고 웃는데, 차창 밖으로 후두둑 소나기가 쏟아진다. 서로 물끄러미 얼굴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다.
  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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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당봉 : 2007년 6월 17일 (일)

오름후기 2007. 6. 18. 00:04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원당봉 : 2007년 6월 17일 (일)


오늘은 교육산행이었고, 총4명(어른4명, 어린이 0명)의 회원이 참여했다.
아직 장마철은 아니지만 계속된 비로 인해 참여율이 저조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아무래도 날씨가 화창하지 못하면 오름산행에 주춤하는 마음이 들게된다.
물론 살짝 옷을 적실 정도의 가랑비에 불과했지만 산행에 비는 어울리지 않는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한 우리들만이라도 전열을 가다듬고 산행지를 의논했다.
여러 논의 끝에 '원당봉'을 향했다.
이 곳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과거 몽골족이 세운 원(元)나라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이다.
원나라 시기 이 오름에 당을 세워 제를 지냈다고 하여 원당봉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식민지 잔재식의 굴욕적 오름명칭은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이 원당봉의 이름은 하나가 아니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자료들을 찾아보면,
'원당봉, 원당오름, 삼양봉, 삼양오름, 우너당칠봉, 삼첩칠봉, 원당칠봉'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지역명을 따서 '삼양오름' 이라고 불러도 좋겠는데 말이다.

분화구 한복판에 절간이 들어서 있는 것이 특이하게 느껴졌다.
절간스님의 입장에서는 경치좋은 명당자리에서 부처님을 섬기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일반인이 보기에는 자연을 훼손하면서 무리하게 절터를 잡은 것이 아닌가 판단되었다.

오름을 내려올 즈음에 빗줄기가 제법 굴거졌다.
다른 오름에 올라가는 것은 취소하고 비를 벗삼아 막걸리 한잔하고 집으로 가기로 했다.
장소는 관음사 휴게실인데 좁쌀막걸리의 맛이 참으로 달았다.
가지고 온 김밥, 과일, 커피 등을 먹고 마시며 인생사에 대해서 논했다.
이처럼 우연히 술 한잔에 빚어지는 대화는 삶의 또 다른 행복을 느끼게 한다.


※ 재미로 써본 영작

Happyness is very near. = 행복은 아주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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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오름 : 2007년 6월 10일 (일)

오름후기 2007. 6. 10. 22:27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노루오름 : 2007년 6월 10일 (일)


오늘은 교육산행이었고, 총10명(어른8명, 어린이 2명)의 회원이 참여했다.
이제 햇살이 제법 따갑게 느껴지는 날씨로 접어들었다.
그래서 가능한 민둥산이 아닌 숲이 우거진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1100고지를 거쳐 '노루오름'에 올랐다.
가지고 있는 제주도 지도에는 인쇄가 잘 못 되었는지 '노로오름'이라고 나와있었다.
같이 올라가는 회원들에게 무슨 이름이 맞는지 물어봤더니,
현재는 보호종이 된 '노루'를 과거에 이 곳에서 사냥했었다는 말을 들었다.
지금도 겨울철이 되면 노루들이 먹이를 찾기 위해 내려온다고 한다.
따라서 '노루오름'이 맞는 것이다.

이 오름은 여느 오름처럼 별칭이 많은데,
'노리손이, 노리생이, 노리오름, 장악, 장손악' 등으로 표기한다.
여기서 '노리'는 노루의 제주방언일 것이고 '손'은 쏜다의 고어이다.
그리고 '장'(獐, 노루 장)은 한자어에서 빌려왔을 것이다.
아마 '생이'는 '손이'에서 온 것이라 생각된다.
위 명칭 중에서 아무래도 '노루오름'이 가장 마음에 든다.

정상에서 둘러보는 주변 경치는 매우 아름다운데,
한라산과 주변오름, 그리고 분화구에 부딛쳐 솓아오르는 구름 혹은 안개가 어우러진다.
육지부의 지리산, 계룡산 등에서 도인(道人)들이 많이 수련한다.
그러나 그들이 이 오름을 알게 된다면 모두 노루오름으로 몰려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름의 정상도 그렇지만,
정상에 올라오기까지 수련에 필요한 각종 장애물들도 많기 때문이다.
문뜩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루크'가 제다이 기사 훈련을 받던 장소가 연상되었다.^^

노루오름을 내려와서 바리메 오름 주변으로 내려왔다.
그렇지만 매우 장거리 였고 지루한 걸음이었다.
역시 내공이 아직은 부족한 모양이다.


※ 재미로 써본 영작

Do. Or, do not. There is no try.
=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이 있을 뿐이지, 한번 해보는 것은 없다.
('요다'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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