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메오름 : 2007년 3월 18일 (일)

오름후기 2007. 5. 30. 12:57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바리메오름 : 2007년 3월 18일 (일)


아침에 하늘을 보니 먹구름이 몰려와 있었다.
비가 곧 쏟아질듯 말듯 하면서 간간히 빗방울도 떨어지곤 했다.
그러나 막상 산행을 위해 차량을 이동하는 동안에 비는 더이상 내리지 않았다.
오히려 오름을 오르는데 좋은 날씨가 된 것이다.

오늘은 회원 8명이 참석했고 '바리메오름'이란 곳 1군데만 올랐다.
여기서 '바리'라는 것은 '불교에서 중이 사용하는 그릇'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다.
제법 가파른 산행이었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올라갈 수 있는 높이라 느껴졌다.

정상을 향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커다란 나무들 밑으로 조그만 야생화들을 보게되었다.
이제 봄이라서인지 나름데로 힘차게 땅을 뚫고 나온 듯 보였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강인한 생명력이다.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그 좁은 틈새에서 살아보겠다고 큰 나무들과 다투는 모습이 기특하다.

아마 우리네 삶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하면서 정상을 향해 발을 옮겼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남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살고있지는 않나 생각해보았다.
반드시 거대한 나무로 성장해야 성공한 것은 아닌데 말이다.
각자 삶의 목표를 향해 묵묵히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사는 중간에 큰 나무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무리수를 두는데 있을 것이다.

적어도 내가 볼때, 오름의 주인공은 덩그러니 자라버린 나무들이 아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등산화에 밟히면 금방이라도 죽어버릴 듯 허약해 보이는 '야생화'이다.
야생화가 화사하게 핀 모습은 오름의 가치를 한층 더 높임에 틀림없다.

정상에 올라 눈에 펼쳐지는 남쪽 전경은 참 대단한 장관이었다.
자연과 내가 하나되는 기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한 순간이다.
분화구를 한바퀴 돌아 내려오면서 오랜만에 마음이 가벼웠다.

※ 재미로 써본 영작
Wild flowers are hero at the orum  = 오름에서 주인공은 야생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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