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지 :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38번지 일대
표   고 : 437.4m
비   고 : 32m
둘   레 : 2,934m
면   적 : 574,697㎡
저   경 : 996m

  산굼부리는 한국에서 하나밖에 없는 마르(maar)형 화구 관광지이다.
  분화구는 넓은 평지나 다름없는 밋밋한 등성이에 움푹 패어서 한라산 정상의 분화구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몸뚱이는 엋고 아가리만 벌려 있는 것 같은 기이한 기생화산체이다.
  분화구의 크기는 바깥둘레가 2,067m, 안둘레가 756m, 깊이 200~380m의 깔데기형으로 화구의 북쪽안사면에는 용암류의 수직단애와 용암동굴이 있으며 바닥 넓이가 약 26,000㎡에 달하는 대형의 폭렬화구이다.
  도내의 기생화산중 하구의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마르형 분화구로서 귀중한 존재인 이 굼부리(분화구)는 평지에서 상대적인 비고를 인정할 수 없는 특이한 형태 뿐만 아니라, 희귀식물 420여종이 자연식물원을 이루면서 그 안에 원시상태의 식물군락을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어, 관광 뿐만 아니라 학술적으로도 그 가치가 매우 높아 천연기념물 제236호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이 분화구의 주요식생은 비옥나무, 굴피나무, 등수국, 머귀나무, 보리수 등 목본 1백20여종과 콩짜개덩굴, 쇠고비, 꿩의다리, 바늘엉겅퀴, 소엽맥분 등 초본 3백여종이다.
  분화구 안 햇빛이 잘 드는 북쪽 절벽에는 해발 2백m이하 지역에서만 자라는 후박나무, 붉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센달나무, 감탕나무 등 상록활엽수들이 무성하고, 그 아래는 식나무, 금새우란, 자금우 등의 희귀식물과 특히 서귀포 돈네코지역에서만 야생하는 겨울딸기들이 분포하고 있다. 한편 햇빛이 잘 들지 않는 남쪽 벼랑에는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산딸나무, 팔배나무, 단풍나무, 서나무, 때죽나무 등 온대성 낙엽수와 더불어 한라산 1천4백고지 이상에 서식하는 진달래, 마가목나무 등 고산식물이 섞여 있다.
  산굼부리는 한라산에서도 바다가 보이지 않고 지평선만 보이는 평원인 녹산장(鹿山場 : 현재의 제동묵장) 입구에 자리하여 멀리 성산일출봉을 마주보고 있어서 이국적인 정경을 자아낸다.
  게다가 산굼부리는 제주시로부터 성읍민속마을에 이르는 길목, 그리고 구좌읍 송당리와 비자림으로 가는 갈림길에 자리하고 있어서 중요한 관광코스의 하나가 되고 있다.
  한라산 정상의 백록담이나 다른 기생화산들의 분화구를 보지 못한 관광객들도 이 산굼부리에서 가장 대표적인 분화구의 모습을 보고 돌아간다.
  또한 분화구 서쪽사면인 산굼부리관리사무소와 주차장 뒷편의 산굼부리 폭렬화구 사면상에는 얄팍하게 우묵진 또다른 분화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 오름명의 유래ㆍ어원
ㆍ'굼부리'란 곧 기생화산체의 분화구를 가리키는 제주방언이다. 굼부리는 산위나 중턱에 둥그렇게 움푹 팬 환형(環形)의 것도 있고, 산체의 한쪽사면이 도려낸 진 듯이 보이는 말굽형도 있으며, 양자를 아울러 가진 복합형 화산체도 있다.
그 모양이나 크기에 상관없이 이를 '굼부리'라 하고, 지역에 따라 '움부리'라고도 한다.
ㆍ굼부리의 '굼'은 구멍을 뜻하는 옛말(구무, 굼)이며, '부리'는 새나 짐승의 주둥이 또는 물건 끝의 뽀족한 부분을 이르는 동시에 '멧부리'에서와 같이 산봉우리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라 한다.

제주도(1997.12.20), 제주의 오름, pp. 31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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